지적설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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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8 00: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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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의 창발과 생명의 기원 (김창환)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의 창발과 생명의 기원


o 도입
본 논문은 SCR
1) 집중탐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정보가 저절로 생길 수 없다고 주장하는 지적 설계 이론에 대한 반론을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정보를 자연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고 가장 자주 주장되어지는 메커니즘은 자연선택이다. 그러나 자연선택은 지적 설계 이론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주된 경쟁이론으로 취급되어졌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평이 이미 존재한다. 한편 정보를 자연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되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SCR에서는 집중 탐구 주제로 자기조직화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고 이 입장의 대표적인 학자 중 하나인 스튜어트 카우프만(Stuart Kauffman)의 책『혼돈의 가장자리』2)(At Home In The Universe)를 공부하고 비평하게 되었다.
『혼돈의 가장자리』는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접근하고자 하는 맥락과 관계 있는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는, 말하자면, 복잡계(complex system)의 기원이라는 문제에 대해 집중하고자 하는데 사실 이 책의 적지 않은 분량이 복잡계의 거동(behavior)이라는 주제에 할애되고 있다. 예컨대 5장 ‘개체 발생의 신비’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개체 발생에 있어서 그 거동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효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시스템의, 즉, 그 정보의 기원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한편 카우프만의 NK모형은 자연선택을 모델링하고 있으므로 자연선택 이외의 경쟁이론에 대해 알아보려는 우리의 의도와는 다시 어긋난다. 이런 식으로 그 책의 많은 내용이 우리의 맥락과 맞지 않는 것으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일 문제를 생명 정보의 기원에, 특히, 그 정보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자연선택의 대안으로만 한정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3장 ‘기대되었던 인간’ 뿐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혼돈의 가장자리』제 3장의 내용에 대한 비평을 제공하고자 한다. 비평에 앞서서 3장의 내용을 살필 필요가 있을 텐데 그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하여 생명의 기원이라는 문제에 대해 간단히 개관하도록 하겠다.

o 생명의 기원 문제 - 요약
파스퇴르(Pasteur)가 저 유명한 백조 목 플라스크 실험을 통하여 생명의 자연발생설을 반박하고 생물속생설을 확립했을 때부터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출현했는가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대부분의 생물 복잡성의 기원을 설령 자연선택에 돌린다 하더라도 최초의 세포가 가졌을 복잡성은 자연선택의 산물일 수는 없다. 재생산하지 않는 것에는, 즉 자손을 낳지 않는 것에는 자연선택이 일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밀러(Miller)가 유명한 실험을 하였다. 원시 지구 대기라고 추정한 조건에서 아미노산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3)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구조가 밝혀졌다. DNA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복제가 되므로 생명 기원 문제의 핵심을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 즉, DNA가 자기 복제하는 최초의 분자로서 번식하고 진화하여 자신에게 옷을 입힐 단백질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심각한 결점이 있는데 그것은, DNA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기복제를 할 수 있고 단백질에 대한 유전정보는 DNA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즉, 처음부터 DNA와 단백질이 함께 존재하여야만 한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이 RNA이다. DNA와 비슷하게 생긴 RNA는 유전정보를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반응을 촉매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므로 RNA는 DNA와 단백질의 두 가지 역할, 즉 정보저장과 반응촉매를 동시에 해낼 수 있으며 적절한 조건과 배열을 가지면 스스로 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실제로는 이렇게는 잘 되지 않는다.4) 또 한 가지 문제는 생명은 더 이상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한 최소한의 복잡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아무리 많은 시도를 하여도 이런 복잡성이 우연히 생길 확률은 불가능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작다. 요컨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난항에 부딪혔고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을 2장에서 요약하고 나서 카우프만은 자기의 견해를 3장에서 개진한다.

o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의 창발 - 카우프만의 견해
카우프만은 먼저 생명 세포 내에 존재하는 자기 촉매적인 성질을 지적한다. 그는 쓰기를 ‘당신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자유 생명 세포는 집단적으로 자기 촉매적인 계이다’
5)라고 하였다.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몸 안에서 효소촉매가 활성화되고 작동하는 방식이 확실히 자기 촉매적일 뿐 아니라 생명이 평형에 도달하는 것에 대해 저항한다는 점에서도 자기 촉매계의 비선형성(nonlinearity)6)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생명은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을 포함하고 있다.
카우프만의 아이디어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분자 다양성이 증가하면 분자의 수보다 가능한 반응의 개수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 임의의 분자가 임의의 반응을 촉매할 확률이 어떤 일정한 작은 값을 갖는다고 하면, 분자 수에 대한 반응의 개수의 비가 임계치를 넘을 때 거대한 촉매고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관적으로 그럴듯하게 보인다. 반응의 개수가 많아지면 어떤 분자가 그 반응들 중 하나를 촉매할 확률이 커진다. 그런 식으로 촉매반응이 자꾸 많아지다 보면 그 촉매반응들이 엉켜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필요한 것은 오직 충분한 분자 다양성뿐이다. 분자 다양성이 증가하면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은 필연적으로 창발하게 되고, 생명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문제가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고 자기 재생산 문제라든지 에너지 수급문제와 같은 것이 있지만 카우프만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생산 문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에너지 수급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효소가 있으면 되는데 결국 필요한 것은 단지 충분한 분자 다양성이라고 주장한다.
7)

o ‘생명’을 정의하는 문제
카우프만은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을 생명과 동일시하고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의 창발을 생명의 출현과 같게 여긴다. 과연 이것이 타당한 것일까? 이 문제를 살펴보려면 ‘생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에 한번 다룬 적이 있다.
8) 평형에 저항하는 자기 촉매계의 경향은 확실히 중요한 측면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충분치는 않다. 카우프만은 촉매고리가 이어지기만 하면 생명인 것으로 취급하지만 그렇게 형성된 촉매고리의 지속시간이 10시간일지 1분일지 혹은 1마이크로초(백만분의 1초)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도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생명이 되려면 적어도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이 되어야 한다. ‘생명’의 정확한 정의를 찾는 것은 본 논문의 범위가 넘어갈 것이므로 생명이 되기 위한 추가적인 조건은 무시하기로 하자. 자 그러면,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은 창발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존속’이란 말은 여러 가지를 의미할 수 있는데, 당장에 그 촉매고리가 붕괴되지 않고 존속하는가, 에너지와 물질을 주변으로부터 얻어내어 촉매고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개체의 존속을 넘어 같은 종류의 개체를 계속 존속시킬 수 있는가, 즉, 종(species)의 의미에서 존속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이다. 자, 이제 카우프만이 너무 쉽게 만들어 버린 문제를 다시 고려해 보고 이런 질문에 답해보도록 하자.

o 경계의 필요성 및 요구되는 성질
최초의 생명 또는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에는 어떤 식으로든 경계가 있어야 한다. 이는 카우프만도 인정하는 바로써 그는 ‘방으로 구획하는 것은 반응하는 분자들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9)라고 썼다. 그는 코아세르베이트나 이중지질막(lipid bilayer membrane)을 갖는 소포체(vesicle)를 예로 드는데, 후자가 더 그럴듯하게 보인다. 실제 세포막과 매우 비슷할 뿐 아니라 지질(lipid) 분자들은 물 속에서 자발적으로 그런 구조를 갖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카우프만의 집단적 자기 촉매계가 이러한 소포체 안에 있다고 해보자. 카우프만이 지적했듯이 이 이중지질막은 반응하는 분자들이 희석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한편 자기 촉매계가 구동하는 데에는 먹이분자가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10) 따라서 이 막은 먹이분자가 외부로부터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여야 한다. 이것은 막이 어떤 분자는 통과시키고 어떤 분자는 통과시키지 않도록 분자들을 선별한다는 뜻이 된다. 즉, 분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세포에서는 막단백질(membrane protein) 등이 이 역할을 감당한다.
순전히 나의 추측이지만 카우프만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그는 아마도 충분한 분자 다양성이 있으면 그런 역할을 하는 분자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할 것 같다. 에너지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그가 같은 대답을 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추측해 본 것이다. 사실 이런 답-충분한 분자 다양성-은 너무 일반적이어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자기 촉매계가 가쳐야 할 어떠한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다음 절에서 과연 분자다양성이 충분한가에 대해서 논할 것이다.

o 분자 다양성의 상한
앞 절에서 자기 촉매계는 어떤 경계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방의 크기를 대략 10μm×10μm×10μm라고 해보자. 이 크기는 일반적인 세포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상당히 크게 잡은 것이다. 그러면 그 부피는 대략 10
-15m3=10-12L=10-9mL가 된다. 자, 그럼 분자들의 농도는 어떻게 될까? 카우프만은 1nM(10-9M;십억분의 1몰)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것이 높은 수치라는 데 동의하지 않지만, 농도의 하한으로 10pM(pM=10-12M), 또는 0.01nM(10-11M)을 설정하자. 간단한 계산을 해 보면 10pM의 농도라면 10-9ml안에 평균적으로 단지 6개의 분자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보다 더 낮은 농도일 수 없음은 매우 명백하다. 그러면 이 방 안에 들어 있는 모든 분자들-물분자는 물론 제외하고-의 농도의 총합은 얼마일까? 순수한 물의 경우 1L안에 대략 55몰 정도의 물분자가 있다는 점, 우리 몸의 70%는 물이라는 점, 그리고 생명에 관계된 유기분자는 물분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 등을 생각해보면 농도의 총합이 10M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하여도 괜찮을 것 같다. 이상의 계산으로 보면 분자 다양성은 1012을 넘을 수 없다. 1012이면 1조에 해당하는데, 이 숫자가 커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다루려 하는 생명체의 복잡성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딱할 정도로 작은 숫자이다. 단지 아미노산 10개 길이의 펩티드의 다양성도 2010≒1013에 해당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1012 정도의 분자 다양성이면 촉매고리가 형성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중에 에너지를 전해주는 분자도 있어야 하고 막에서 물질의 출입을 통제하는 분자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 잘 생각해보면 이 목록은 훨씬 길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 1012 정도의 분자 다양성이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이 창발하는데 충분할 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o 존속에 대한 기여도 문제 - 독성물질
카우프만은 어떤 분자가 촉매고리 안에 있으면 당연히 그 분자는 자기 촉매계의 존속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촉매 고리의 일부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 분자가 어떤 성격을 갖는가 하는 것은 거의 임의적일 것이다. 자기 촉매계의 존속에 필요한 어떤 기능을 하는 분자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앞에서 살펴보았는데 이런 분자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사실 반대의 경우도 문제다. 즉, 존속을 저해하는 분자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필자는 대학원에서 인돌리시딘(indolicidin)이라는 물질에 대한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11) 인돌리시딘은 펩티드인데 세포막을 파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창발한 집단적 자기 촉매계에 만일 인돌리시딘과 비슷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막은 터져 버리고 말 것이고 분자들은 퍼져나와 희석되어 버릴 것이다. 분자 다양성이 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러한 문제는 피할 수가 없다. 사실 분자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자기 촉매계의 존속을 저해하는 분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카우프만은 촉매고리가 형성되기만 하면 - 즉, 촉매관계를 선으로 이어서 생긴 큰 덩어리가 나타나기만 하면 -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그 자기 촉매계가 존속할 수 있으려면 조건들을 더 추가하여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이에 걸맞는 분자들이 우연히 촉매고리에 들어갈 것이 요구되는 한편 존속에 저해되는 것은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분자 다양성은 제한되어 있다.

o 재생산 문제 - 오류 파국(Error Catastrophe)
개체는 오래가지 않는다. 따라서, 거시적인 의미에서 존속 가능 여부를 논하자면 재생산에 관해서 논해야 한다. 카우프만은 나름대로 그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즉, 내용물이 많아짐에 따라 소포체 같은 것들이 자발적으로 둘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12) 그에게는 이 가상적 원시세포가 국지적으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모양이다. 분자들이 모여서 어떤 구조물을 형성할 지도 모르고 농도의 gradient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만일 현존하는 어떤 세포가, 잘 조절되는 세포분열 메커니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카우프만이 말하는 방식으로 둘로 나누어졌다고 하자. 둘 다 생존할 수 있을까? 두 세포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답은 둘 다 ‘아니오’인 것 같다.
게다가 이런 방식의 재생산은 별로 안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둘로 나누어진 것이 서로 같은 종류라고 할 수 있는지, 또는 원래 것과 같은 종류라고 할 수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사실 카우프만은 RNA 세계(RNA world) 가설을 비판하면서 자기 복제하는 리보자임(ribozyme)이 오류 파국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였다.
13) 필자가 보기에는 이 오류 파국의 문제에 관해서는 카우프만이 제시한 메커니즘이 훨씬 취약해 보인다. 새로 생긴 것은 전의 것과 적지 않게 다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전의 것이 갖고 있던 유익한 성질을 잃어버리기 쉽고,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존속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돌연변이율이 너무 높으면 오류 파국을 피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 카우프만의 재생산 메커니즘은 결코 오류 파국을 피할 만큼 안정적일 것 같지가 않다.14)

o 생명형태의 전이? - 유전 정보의 기록
설령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이 창발하고, 카우프만의 재생산 메커니즘이 보기보다 안정하다고 하더라도 대답되어져야 할 질문들은 아직 많이 있다. 카우프만은 RNA 이전에 더 간단한 자기 복제 분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만약에라도 그런 주장이 맞게 되면, 우리는 진화가 어떻게 그런 간단한 중합체들을 RNA와 DNA로 전환시켰는가 하는 문제에 또 직면할 것이다’
15)라고 썼다. 이 말을 카우프만에게 돌려줄 수 있다.16) 카우프만의 재생산 메커니즘과 현존하는 세포의 세포분열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그 근본적인 차이란 유전정보의 복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전이가 일어났는가?
자기 촉매계가 처음 창발했을 때 DNA분자가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그 DNA에 다른 분자들에 대한 유전정보가 담겨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유전정보는 어떻게 기록될 수 있었으며 central dogma와 같은 방식은 어떻게 확립될 수 있었을까? 매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o 결론 -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은 창발하는가?
이상의 논의로 보면 부정적인 답을 해야 할 듯도 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분석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본 논문은『혼돈의 가장자리』제 3장 내용에 대한 비평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카우프만의 답변이 이미 존재할 지도 모른다. 사실 SCR에서 찾아보기는 했으나, 존재하지 않든지 아니면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다. 어쩌면 카우프만이 나중에 이런 문제를 다룰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존속 가능한 집단적 자기 촉매 집합이 창발한다는 데에, 그것도 필연적으로 창발한다는 데에 동의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증은 아직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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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CR은 Seoul National University Creation Research의 약자이며 한글이름은 원래 ‘서울대학교 창조과학 연구회’이었으나 최근에 ‘서울대학교 지적설계 연구회’로 바뀌었다.
2) Stuart Kauffman, 국형태 역『혼돈의 가장자리』사이언스북스, 2002.
3)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밀러가 사용한 조건이 원시 지구 대기의 조건과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4) 카우프만이 그 이유로 제시하는 것은, 뉴클레오티드들의 화학적 특성-예를 들어 구아닌끼리 서로 말리는 경향이 있는 것 등-과 오류 파국(error catastrophe)이다.
5) Kauffman, Op. Cit., p. 92.
6) 자기 촉매계에 대해서 화학반응속도에 대한 미분 방정식을 써보면 자기 촉매라는 특성 때문에 비선형 방정식이 나오게 된다.
7) Kauffman, Op. Cit., p. 121.
8) 김창환,『제5회 NOAH 학술모임 자료집』“설계 논증의 구조,” pp. 13-14. 여기서 생명의 세 가지 정의, 즉 탄소 기반 생명, 보편 생명, 초보편 생명에 대해서 논하였었다. 본 논문에 사용되어야할 정의는 보편 생명에 해당하게 된다. 보편 생명의 분명한 정의를 내리지는 않았으나 비슷한 취지를 가진 러브록(Lovelock)의 다음과 같은 정의를 인용하였었다. “생물이란 개방적 또는 연속성의 시스템으로서 외부 환경으로부터 취한 자유 에너지와 물질을 사용하고, 더불어서 이의 분해 산물을 체외로 배출시킴으로써 자신의 내부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있는 그러한 양식의 기능을 갖는 구성원들이라는 것이다.” James E. Lovelock, 홍욱희 역,『가이아』(주)범양사 출판부, 1990, p.21.
9) Kauffman, Op. Cit., p. 116.
10) Ibid., pp. 91-92, 109.
11) 대학원 실험실에서 indolicidin과 관련하여 학술지에 난 논문은 다음 둘이다. Mi Kyung Bahng, Nam Jeong Cho, Jong Sang Park and Kwan Kim, "Interaction of Indolicidin with Model Lipid Bilayers: FTIR-ATR Spectroscopic Study",『Langmuir』1998, 14(2), 463-470. Tai Hwan Ha, Chang Hwan Kim, Jong Sang Park, and Kwan Kim, "Interaction of Indolicidin with Model Lipid Bilayer: Quartz Crystal Microbalance and Atomic Force Microscopy Study",『Langmuir』2000, 16, 871-875. 이 중 두 번째 연구에 필자가 참여하였다.
12) Kauffman, Op. Cit., p. 116.
13) Ibid., pp. 79-80.
14)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무론 누구든지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라” (로마서 2장 1절)
15) Kauffman, Op. Cit., p. 77.
16) 각주 14번 참조.




   비판에 대한 답변: 혈액 응고 연쇄 반응의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에 대한 답변 (마이클 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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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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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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