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인구 2만2000명의 작은 도시 도버에서 창조론과 진화론
교육을 둘러싼 연방법원 재판이 26일부터 시작된다. 도버시의 학부모 11명은 작년 10월 18일 시 교육위원회가 “고교 생물 시간에 ‘진화론을
둘러싼 논란이 있으며, ‘지적 설계론(intellegent design)’도 (생명의 기원에 대한) 훌륭한 이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결정한 것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시 교육위가 말하는 ‘지적 설계론’은 생명체는 너무나 복잡해 우연을 기초로 한
진화론만으로는 기원(起源)을 설명할 수 없으며, 어떤 ‘지적 초월자’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위의 결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종교적 신념에 상관 없이 학생들은 다양한 지식을 접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지적
설계론’이란 사실 기존의 기독교 창조론을 위장(僞裝)한 ‘트로이의 목마’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미 연방대법원은 이미 1987년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은 ‘종교에 기초했다’는 이유로 위헌(違憲)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반대론자들은 “지적 설계론은 과학 교육의 기초를
부인하는 것이며, 헌법상 정교(政敎)분리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한다.
이 작은 도시의 결정에 미 전체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재판이 미국에서 계속된 생명의 기원 논쟁을 다시 부추기고, 결국에는 대법원에까지 법정 투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탓에, 진화론
쪽에서는 ‘미국 시민자유연대’ 등이 역사·신학·과학철학자들을 동원해 쟁쟁한 변호인팀을 구성했고, 지적설계론 쪽에는 ‘신앙인의 창과 방패’를
자처하는 ‘토마스 모어 법률센터’ 등이 가담했다.